때론 거짓 웃음… 연인 사이 감정표현의 건강학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나의 감정을 숨겨야 할까? 연인 관계를 잘 유지하려면 상대에게 진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솔직한 감정만이 답은 아니다. 때로는 관계가 틀어지지 않도록 원래 감정을 숨기고, 상대방에게 맞춰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감정을 과장해 표출하게 될 때도 있고, 숨겨야 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이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최근 ‘심리학저널(Journal of Psychology)’에 발표된 논문이 ‘부정적인 감정 숨기기’와 ‘긍정적인 감정 가장하기’라는 두 감정표현 전략에 대해 다뤘다. 이 논문에 따르면 두 감정표현 전략은 연인 사이의 관계 만족도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에는 평균연령 32세인 성인남녀 수백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6개월 이상 연애를 하고 있거나, 결혼한 상태다. 실험참가자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의 성격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답했다. 또 초조함, 불쾌함, 불안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연인에게 얼마나 자주 숨기는지 혹은 기쁨, 사랑, 관심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거짓으로 표현하는 행동은 또 얼마나 자주하는지에 대해서도 답했다. 연인관계에 대한 만족도, 피로나 두통과 같은 건강상 문제에 대해서도 응답했다.

연구팀이 설문 응답지를 분석해본 결과,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가장하는 것이 둘 사이의 관계 만족도에 더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는 실험참가자들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내향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을 감출 때 연인과의 관계 만족도가 더 높았다.

또 건강상 문제와 연결지어보면 외향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을 감출 때 건강상 이상 징후가 나타날 확률이 높았다. 내향적인 사람은 감정을 숨기는 일이 자연스러운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이를 부자연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을 거짓으로 꾸미는 일은 내향적인 사람들의 건강상 이상 징후와 보다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감정을 과장해 표현하는 행동이 편하기 때문에 건강상 문제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추측이다.

이처럼 두 가지 감정표현 전략은 연인사이의 관계 만족도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즉 자신의 성격에 맞는 감정표현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연인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자신의 건강에도 보다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상담 전문가나 치료사들이 참고하면 상담 받는 사람들의 관계를 개선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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