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접촉 잦으면 감정적 친밀도↑ (연구)

우리는 왜 이상형과 전혀 다른 주변의 평범한 인물에게 호감을 느낄까. 이는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운 존재에게 느끼는 좋은 감정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연세대, 싱가포르 경영 대학 공동 연구팀이 최근 물리적인 거리와 감정 반응 사이의 관계를 실험해 ‘근접 효과’를 확인했다.

한 실험에서는 남성 실험 참가자에게 낯선 여성과 함께 80센티미터 혹은 150센티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 뮤지컬 버전의 대사를 읽도록 했다. 그 결과, 80센티미터의 거리에 있었을 때 남성은 상대 여성에게 더 큰 호감을 느끼는 결과를 보였다. 단, 연인이나 배우자가 없는 싱글 남성만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실험 참가자에게 거리 간격을 각기 달리한 사진 속 인물들을 보도록 했다. 역시 실험에 참여한 남성과 여성 모두 자신과 좀 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진 속 인물에게 호감을 느꼈다.

싱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는 비디오 클립에 등장하는 여성을 지켜봤는데, 이 여성은 카메라로부터 60센티미터 혹은 150센티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카메라 렌즈를 응시했다. 이 실험에서도 실험 참가자는 카메라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여성에게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들을 종합해봤을 때 근접한 거리가 호감도를 높인다고 보았다. 이는 사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음식이나 선물 등 사물을 대상으로 했을 때도 근접 효과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단, 인간관계가 더욱 명확한 연관성을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근접 효과는 좋아하는 감정에만 유효한 게 아니다. 다른 감정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 가령 공포 감정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존재에게 더 크게 느낀다. 자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맹수보다 옆집 개가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근접 효과가 일어나는 원인은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울수록 심리적으로도 접근 가능한 상대라는 감정이 들기 때문일 것으로 설명된다. 가령 데이트를 요청할 경우 성공할 확률이 높은 상대로 느낀다는 것이다. 보다 명확한 규명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내용(Darling, Get Closer to Me: Spatial Proximity Amplifies Interpersonal Liking)은 ‘성격과 사회심리학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7월 19일 실렸다.

[사진=Dragon Images/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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