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강, 얼굴 지켜준 마스크.. “난 못 벗어요”

정부, 실외 마스크 완전 해제 곧 발표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지만,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마스크는 ‘건강 지킴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필수품이 된 마스크가 ‘공식적으로’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정부가 일부 남아있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26일부터 완전히 해제하고,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도 내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조치는 행정 상의 의미가 강한 것 같다.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지만, 지금도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행정 조치와 실제 생활의 거리감이 여전히 크다.

대표적인 밀폐 공간인 음식점과 영화관에선 마스크를 벗은 채 마음껏 입을 벌리고 음식을 먹는다. 큰 소리로 얘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 침방울이 실내 공간으로 퍼져 나간다. 사람들이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예전처럼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다. 실내에선 마스크를 벗고 오히려 바깥으로 나갈 때는 다시 마스크를 쓰는 ‘이상한’ 행동이 반복되고 있다.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관성화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에서 예외로 남은 것이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집회’다. 스포츠 경기, 야외 공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음식 섭취는 가능해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이번에는 위반 시 부과되는 과태료 처분만 없어지는 모양새다. 실내 마스크 의무해제에 대해선 대상과 시기를 두고 정부에 자문하는 전문가 그룹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1월부터 쓰기 시작한 마스크는 이제 일상생활의 ‘동반자’나 다름 없다. 과태료가 부과되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10월 13일부터 시작됐지만 그 이전부터 마스크는 필수였다. 사람들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것은 내 건강, 내 얼굴을 지켜준 게 바로 마스크라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스크는 코로나19 예방은 물론 매년 달고 살았던 감기 한 번 안 걸리게 했다. 노약자에겐 코로나19 못지않게 위험한 폐렴 예방에도 기여했다. 마스크 때문에 전국의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폐업이 속출했다. 감기, 호흡기질환 환자가 급격히 줄어 경영상 타격을 입은 것이다.

우리의 마스크 착용 습관은 건강 상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특유의 문화도 작용한 것 같다. 폐 끼치기를 조심하는 일본도 서구와 달리 마스크 착용 비율이 여전히 높다. 신조어 ‘마기꾼’이란 말이 생기기도 했다. 마스크와 사기꾼의 줄임말로 마스크 쓰고 벗었을 때 외모 차이가 너무 커 사기 수준이라는 의미다. 마스크를 썼을 때는 예쁘고 잘생긴 줄 알았는데 벗는 순간 다른 사람이 돼 소개팅 자리가 어색했다는 말도 들린다. 일본에선 마스크를 ‘얼굴 팬티’라고 부르며 “마스크를 벗는 것이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올여름 코로나19 대유행은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였지만, 감염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방침도 이런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영유아 RSV 바이러스 등 지난 2년간 유행하지 않았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이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가 사라지면서 다시 예전의 호흡기 감염병이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코로나19와 독감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에겐 여전히 위험한 감염병이다. 젊은 사람들은 가볍게 지나가도 고령층은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마스크는 ‘건강 지킴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정부의 조치가 나와도 2년 넘게 내 건강, 내 얼굴을 지켜준 마스크를 쉽게 버리지 못할 것 같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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