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상 얼굴…눈꼬리가 중요?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흔히 ‘강아지상’ 혹은 ‘고양이상’이라는 말을 씁니다. 눈꼬리가 내려가면 강아지상이라고 합니다. 사실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은 눈꼬리에 차이가 없습니다.

고양이상의 한예슬과 강아지상의 문근영.
눈꼬리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

왜 우리는 ‘강아지상’의 눈꼬리가 내려갔다 생각하고, 착하다고 느낄까요?
육식동물은 눈이 정면을 향해야 두 눈으로 사냥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눈이 정면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픽=Sjaastad O.V., Sand O. and Hove K. (2010) Physiology of domestic animals, 2nd edn., Oslo: Scandinavian Veterinary Press.]
반면 초식동물은 시야가 넓어야 천적이 오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도망칠 수 있으므로, 눈이 양옆에 있습니다. 정면을 향하는 육식동물의 눈 아래쪽에는 넓은 비강이 위치하므로 눈이 앞쪽으로 가깝게 모이면 눈꼬리가 자연스럽게 위쪽으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육식동물에서 눈은 눈꼬리가 올라가고, 날카롭게 쏘아보는 듯한 인상으로 보입니다.

반면 초식동물의 눈은 옆쪽을 넓게 보기 때문에 안구도 크고, 쏘아보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눈꼬리가 올라간 느낌의 눈을 볼때 날카로운 느낌을 받는 것은 오랜 세월 이어온 우리의 본능일지도 모릅니다.

루마니아의 디지털 아티스트 Dan Cretu가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눈을 바꾼 이미지를 보면 눈의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사진=Dan Cretu]
물론 항상 그런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외가 바로 새끼들입니다.

아기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입, 넓은 이마, 큰 눈과 같은 특징적인 ‘귀여운’ 외모”를 보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아기도식'( Kindchenschema)이 라고 합니다. 아기가 보호받기 위해 진화한 결과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는 귀여움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돌보게 됩니다. 그런데 귀여워 보이는 육식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오랜 친구, 개입니다.

‘강아지상이 되고 싶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은 대개 그 이유에 대해 ‘착해 보이고 싶어서요’ 라고 말합니다.

왼쪽이 개, 오른쪽이 늑대 (PNAS 16, 2019 116 (29) 14677)

개와 늑대는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종입니다. 그런데 PNAS (미국 국립 과학원 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의 논문에 따르면, 늑대에는 없지만 개에게서 발견되는 눈주위 근육이 있습니다.

개의 눈머리 위쪽에는 LAOM(내안각 올림근 , Levator anguli oculi medialis muscle)이라는 근육이 있어, 눈의 앞머리를 위로 들어주는 작용을 하며, 사람들은 ‘아기 같은’ 느낌을 받아 개를 보살피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표정을 가진 개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인간에게 먼저 선택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개 또한 인간에게 보호받기 위해 진화한 셈입니다.

그래서, 눈만 봐도 개와 늑대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의 느낌 차이가 이와 비슷합니다. 인간에게서 보이는 ‘강아지상’도 이런 특성을 정확히 공유합니다.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의 눈꼬리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사람의 눈꼬리는 원래 올라가있는데, 왜 ‘강아지상’은 눈꼬리가 내려가 보일까요? ‘강아지상’ 눈은 ‘눈꼬리가 내려간 것이 아니라, 눈머리가 올라간 상태입니다. 눈머리가 시원하고 전체적으로 예쁜 라인의 눈에서 마치 눈꼬리가 내려간 듯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눈꼬리는 같다. 눈머리가 올라가면 눈꼬리가 내려가 보인다.

그러니 눈꼬리 내리는 수술을 받으면 자연스럽지도 예쁘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눈이 될 수 있습니다.

    박준규 원장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