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 아껴쓰지 말아요!… 녹농균 득실득실?

패혈증 유발 등 위험은 사실... 과도한 우려는 금물

샴푸나 바디샤워 등을 절약하기 위해 물을 넣어 사용하거나 용기를 재활용하는 경우 녹농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샴푸나 바디샤워 등을 절약하기 위해 물을 넣어 사용하거나 용기를 재활용하는 경우 녹농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녹농균이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렇게 위험한 수준의 감염 상황이 발생하긴 어려워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녹농균이란?

서울아산병원 등에 따르면, 녹농균(슈도모나스)은 토양이나 물 등 자연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강력한 병원성 세균이다. 달콤한 냄새의 녹색을 띠는 농을 생산한다고 해서 녹농균이라고 부른다.

녹농균은 신체의 거의 모든 조직에서 감염할 수 있다. 흔히 화상이나 상처 부위, 각막 조직, 요도, 폐 조직 등에서 국소적으로 감염돼 병변이 나타난다. 감염 부위는 초록색 곰팡이가 핀 것과 같은 모습이 나타나면서 고름이 나올 수 있다. 통증과 함께 오한과 발열, 두통 등도 유발한다.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피로감과 이유 없는 체중 감소를 일으키기도 한다.

감염 부위에 따라 외이도염, 축농증, 발진과 가려움증, 모낭염, 각막 궤양, 폐렴, 골관절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에는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지면서 패혈증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녹농균을 배양한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샴푸통은 왜?… 일상적으론 ‘기우 금물’

일상생활에서 녹농균의 서식 위험지로 샴푸통 등을 꼽는 것은 녹농균이 특히 좋아하는 환경이 습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샴푸통 외에도 바디샤워나 세제 용기, 렌즈 보관함 등 수분이 함유한 물체를 담는 용기는 모두 잠재적인 서식 위험지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들 제품에는 보존제가 들어있기 때문에 제조사가 보증하는 기간에는 녹농균을 비롯한 세균이 문제가 될 정도로 많이 번식하긴 어렵다. 문제는 샴푸 등을 절약하기 위해 물을 넣어 보존제가 희석된 상태로 오랫동안 사용하거나, 물기를 제대로 말리지 않고 재사용하는 경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물을 넣어 절약할 땐 1~2회에 한하고 △재사용할 경우엔 과산화나트륨 등을 사용해 잘 세척한 후 물기를 완전히 말려 활용하는 방법이다. △평소 욕실과 주방 등을 자주 청소해 청결하게 유지하고 습기가 없도록 자주 환기하는 것도 좋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 녹농균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샴푸에 물을 넣어 사용하거나 샴푸통 재사용과 같은 방식으로 녹농균이 가장 심각하게 작용하는 경우인 패혈증 등에 이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녹농균 감염은 미약한 수준이나 경증의 합병증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폐렴이나 패혈증 등은 면역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에야 가능한데, 대부분 이러한 사례는 일상생활이 아닌 병원에서 발생한다.

피부과 전문의인 오월의아침피부과의원 박준홍 원장 역시 한 유튜브 영상에서 이를 지적한 바 있다. 박 원장은 “모든 경우에 녹농균에 감염했다고 패혈증 등의 그런 경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경우는 병원 원내 감염”이라면서 “수술 상처 또는 아주 심한 화상, 면역 자체가 굉장히 안 좋아진 분들한테 녹농균이 감염되면 그런 안 좋은 상황이 올 수 있지만, 실제로 건강한 보통 사람들한테는 녹농균 자체가 그렇게 위협적인 균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샴푸 용기 등의 녹농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선 △물을 넣어 절약할 땐 1~2회에 한하고 △재사용할 경우엔 과산화나트륨 등을 사용해 잘 세척한 후 물기를 완전히 말려 활용하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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