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번째 국산 신약은 위식도역류질환약 ‘자큐보’

온코닉테라퓨틱스 개발 성공... 8주 투여 때 치료율 98%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국산 37호 신약이 탄생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개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신약 ‘자큐보’가 주인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란성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을 국내에서 개발한 37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약은 국내 세 번째 P-CAB 제제 의약품이다. 위벽 세포 내의 위산 분비 펌프와 칼륨 이온이 결합하는 걸 방해해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P-CAB 제제는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PPI 제제는 효과 발현 시간이 느리고, 반감기가 짧아 야간 산분비 억제 효과가 떨어지는 등 불편한 점이 있었다. 특히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침 공복, 식전 등 정해진 시간에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자큐보정은 P-CAB 특성에 따라 위산 정도와 상관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이 가능해 즉각적인 효능을 발휘한다. 또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야간 가슴쓰림 증상에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신약 품목허가는 국내 28개 의료기관에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상 임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임상 결과 ‘자큐보정을 8주간 투여할 때 치료율은 97.9%로 나타났다. 4주간 투여 땐 비교군보다 7.4%p(포인트) 높은 치료율을 보여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자큐보정 임상 3상을 주도한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자스타프라잔(자큐보정)은 투여 1시간 이내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며, 24시간 동안 위내 수소이온농도(pH)를 4 이상으로 유지하는 비율이 85%로 P-CAB 제제 중 높다”며 “우수한 약효 지속성으로 야간 산 분비 증상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정의 위궤양을 비롯한 추가 적응증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제약기업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자큐보정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1억2750만달러(약16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국내에서는 급여 등재를 거쳐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영업과 판매유통 파트너는 관계사인 제일약품이 맡아 진행한다. 국내 P-CAB 시장 안착 및 매출 극대화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대형 제약사의 전유물과 같던 신약 허가를 특화된 신약연구개발기업이 임상부터 최종 허가까지 이루게 돼 영광”이라며 “‘자큐보정’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K-신약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약개발 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큐보정 허가로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P-CAB 제제는 3개로 늘어났다. 2018년 HK이노엔 케이캡이 국산 30호 신약으로 첫 허가를 받았고, 2021년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34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의약품 통계정보 유비스트에 따르면 P-CAB 처방액은 2021년 1106억원에서 2022년 1449억원, 지난해 2117억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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