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사의 가장 큰 위험은?

[박문일의 생명여행] (34) 인공지능과 의료

의료 민주화 앞당기는 AI…데이터의 편견과 불평등 극복해야
인공지능은 암 분야뿐 아니라 기타 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부인과 진료의 시작은 초음파 영상으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1980년대 산부인과 전공의였던 시절에는 임신부의 태아심박동을 들으려면 임부의 복부에 태아진료용 청진기를 댔다. 분만에 임박한 임신부의 자궁경부을 측정하기 위하여 골반내진은 필수적이었다.

요즘 전공의들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간단한 포터블(휴대용) 초음파 기기를 이용하여 태아의 심박동은 물론 태아 장기도 살펴볼 수 있다. 자궁경부의 길이는 물론, 경부 조직의 강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초음파기기도 개발돼 조산의 진단과 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필자는 실제 조산의 주요 원인이 되는 자궁무력증 환자들에게 이런 초음파진단기기를 적용하여 조산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많은 고위험환자들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진화된 의료 인공지능(AI)의 덕분이다.

인공지능(AI)은 컴퓨터와 기술을 사용하여 인간에 필적하는 지능적인 행동과 비판적 사고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 스탠포드대 명예교수인 존 매카시(John McCarthy) 박사로서 1956년에 AI라는 용어를 ‘지능형 기계를 만드는 과학 및 공학’으로 처음 설명했다고 한다.

최근 인공지능은 어떤 면에선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고 있다. 바둑이나 체스게임에서 이제 AI를 이길수 있는 사람은 없다. 또 우리 주변에는 생활을 돕는 여러 형태의 로봇들이  눈에 띄게 늘어간다. 주변의 흔한 전자제품들도 그 작동 원칙을 보면 사실 인공지능의 시작인 셈이다. 요즘 식당에서 손님들의 주문에 맞추어 음식을 나르는 배달로봇도 전자제품을 사람 모양으로 만들어 간단한 인공지능을 적용한 것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인공지능의 사용빈도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은 은행 및 금융 시장, 교육, 공급망, 제조, 소매 및 전자 상거래, 의료와 같은 광범위한 분야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

현대인의 비즈니스와 일상 생활에 존재하는 AI 기술은 이제 현대인의 건강 관리에도 꾸준히 적용되고 있다. AI는 의료 기기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을뿐 아니라  진료영역에서도 질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과정 관리 프로세스의 여러 측면에서 의료인을 지원하여 기존 진단 메카니즘을 신속하게 결정하게 할 뿐 아니라  문제가 발생할 경우의 극복 솔루션도 손쉽게 제안해 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암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알고리듬은 환자의 유전자에 맞춰 진단하고 해당 암의 복잡한 치료를 위한 맞춤형 의약품을 제안해 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암 분야뿐 아니라 기타 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일반적인 응용 프로그램에는 진단분야는 물론, 해당 환자에 가장 적절한 약물 발견 및 개발,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 소통 개선, 처방전과 같은 의료 문서 복사, 원격 환자 치료가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은 인간보다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개발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진단 영역은 전문가 수준의 정확도에 근접하고 있다.

암 분야뿐 아니라 여러 의료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우리 상상 이상의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특히 영상진단에서 활용도가 괄목할 만하다. 인공지능은 영상진단 영역에서 수많은 실용적 응용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 진료는 대부분 진단 이미지로부터 시작된다. 간단한 흉부 X-ray,  골근육등의 X-ray 는 물론 CT, MRI 등 까지 복잠한 영상자료는 진료 중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서두에 언급한 산부인과영역의 특수 초음파 진단도 물론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영상자료의 분석에 의사들은 이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상지표 측면에서 영상 데이터에는 여러가지 귀중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데,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인공지능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듬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정확도에서 기존의 진단율을 뛰어 넘을 수 있다.  만약 진단 초기의 영상자료에서 중요한 단서가 포착된다면 진단과정은 중지되고 곧장 치료로 들어 갈 수 있으므로 많은 의료비용의 감소에도 기여할수 있다.

위와 같은 실제 내용들은 의학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이점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점들을 다음의 네가지 정도로 요약한다. 첫째는 “인간 성과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의료 지식과 우수성을 민주화(정보공유)하는 것이다. 셋째는 “의료영역에서의 고된 작업을 자동화한다”는 것이며, 넷째는 “환자 및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AI는 위와 같은 여러 가지 가능한 이점을 제공하지만, 몇 가지 위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가장 명백한 위험은 AI 시스템이 때때로 잘못되어 환자의 질환을 악화시킬수 있거나 기타 건강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시스템이 환자에게 잘못된 약을 추천하거나, 영상 스캔에서 종양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어떤 환자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지 잘못 예측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데이터 가용성이다. AI 시스템을 훈련시키려면 전자건강기록(EMR), 약국 기록, 보험 청구 기록  내용 등 소비자 생성 정보와 같은 소스에서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즉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대두된다.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관련하여 또 다른 위험이 발생할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위험이 있는데 그것은 데이터의 편견과 불평등이다. 미국의 예를 들면, 아프리카계 미국인 환자는 평균적으로 백인 환자보다 통증 치료를 덜 받는다. 따라서 의료 시스템 기록에서 학습하는 AI 시스템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환자에게 더 낮은 용량의 진통제를 제안하도록 학습할 수 있다. 또한 AI 시스템은 다양한 이유로 인하여 의료 시스템에서 덜 바람직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간주되는 환자에게 더 적은 자원을 할당함으로써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제 AI는 의료영역에서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AI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의료 관행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다. 물론 임상분야에서의 실제 적용은 더 잘 탐구하고 개발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직 AI에 부정적인 의료인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의료인들도  일반인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이러한 발전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잘 적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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