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노화에 대한 오해 바로잡기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건강한 노인 여성과 남성
나이가 들어서도 운동 등으로 활동성을 유지하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변화, 즉 노화는 아프고, 건망증이 생기고, 허약해지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있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이런 관념에는 오류가 있다. ‘노인학 저널(Journal of Gerontology)’에 실린 연구 결과는 대부분 나이가 들어도 건강이 생활을 제약할 정도로 나빠지는 건 아니다.

노화 현상은 나이보다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학자들은 현재 30, 40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빨리 노쇠해지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들이 노화를 앞당기는 ‘가속 노화’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의 베카 레비 교수(공중보건학과)는 “노화에 대해 잘못 알려진 속설을 믿는 것은 실제로 장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즉 나이가 들면서 누리게 되는 지혜, 자기실현, 만족 및 활력 등으로 대체하면 평균 수명이 8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에 대해 정확한 지식은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화와 관련된 몇 가지 오해를 연구에 근거해 풀어봤다.

◇유전자가 건강을 결정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수명과 건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가 나이를 먹는 방법의 70%가 생활방식의 선택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올바른 식습관, 충분한 수면, 금연, 절주 및 규칙적인 운동은 전반적인 건강과 수명에 유전자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노화는 나약하고 연약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서도 활동성을 유지하면 활기찬 삶이 가능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규칙적인 걷기, 스트레칭, 정원 가꾸기는 근육의 양을 늘리고, 유연성을 유지하며 골밀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은 또한 혈압과 불안, 우울증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만성 질환이 있을 때는 의사와 상담해 운동 종류를 정해야 한다.

◇노쇠는 불가피하다?

건망증이 생기거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순간이 있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반응 시간이 약간 느려지거나 문제 해결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활동적으로 지내며, 평생 학습자로서 정신적으로 계속 도전함으로써 일부 나이와 관련된 정신적 쇠퇴를 피할 수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65~74세의 미국인 중 약 3%만이 치매를 앓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학습이 힘들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노년기에 접어들면 학습 패턴이 바뀌고, 학습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기본적인 학습 능력은 남아 있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뇌 신경세포의 가지가 커지고, 먼 뇌 영역 간의 연결이 강화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 출처 간의 관계를 더 쉽게 감지하고, 특정 문제의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은 유지된다.

◇늙으면 외부 세계와 담을 쌓고 지낸다?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미국 노인의 67%가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리고 50세 이상의 10만여 명이 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해 전 세계의 다른 문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인들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노인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외롭게 지내서도 안 된다. 사회적 동물로서, 의미 있는 관계에 대한 필요성은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은 지적 도전을 주고, 정보 처리 기술을 유지하는 것을 돕고, 감정을 공유하는 중요한 배출구를 제공한다.

◇노인들은 성생활에 관심이 없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80세 응답자의 65%가 성생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6%는 성생활이 모든 연령대에서 낭만적인 관계의 중요한 부분이라는데 동의했다. 40%는 여전히 성적으로 활동적이라고 답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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