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혈관·골다공증 말고도 ‘이 병’까지?

여성호르몬 감소에 척추 관절 지탱하는 힘↓

폐경 이후 급격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감소는 척추 관절을 지탱하는 힘을 떨어뜨려 척추 질환 위험을 키운다. 갱년기 여성에 혈관병, 골다공증에 이어 또 다른 고통을 안기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6일 공개한 ‘척추관 협착증’ 진료 현황에 따르면 환자의 93%는 50대 이상이었고, 여성이 62%를 차지했다. 폐경 이후 급격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감소는 척추 관절을 지탱하는 힘을 떨어뜨려 척추 질환 위험을 키운다. 갱년기 여성에 혈관병, 골다공증에 이어 또 다른 고통을 안기는 것이다. 갱년기 여성의 척추 건강에 대해 알아보자.

◆ 여성 62% vs 남성 38%… 큰 격차 이유가?

척추관 협착증은 2021년 기준 여성 환자가 111만 2504명으로 62%를 차지했다. 남성은 38%(68만 6824명)였다. 여성과 남성 환자 수의 격차가 상당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나이가 들면 관절과 인대가 늘어나고 불필요한 뼈가 자라서 척추관을 누르면 척추관 협착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나이 든 여성들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대가 이완되어 척추관, 신경근이 더 좁아질 수 있다. 뼈를 보호하던 에스트로겐이 사라지면서 골밀도와 근육량 감소를 초래하고 척추 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떨어지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친다.

◆ 허리 디스크 vs 척추관 협착증… 다른 점은?

통증의 원인부터 다르다. 허리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젤리와 같은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뼈, 관절과 같은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누르는 것이다. 통증도 허리 디스크는 빨리 진행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척추관 협착증은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 통증 때문에 앉아서 쉬었다가 다시 걷는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 이는 허리 디스크와 확연하게 구별되는 증상이다.

◆ 척추관 협착증 진단… 꼭 치료, 수술해야 하나?

나이가 들면 누구나 척추관이 조금씩 좁아지게 된다. 척추관 협착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게 되면 병명도 낯설어 걱정이 많아진다. 질병관리청 건강정보에 따르면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척추관 협착증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수술까지 할 필요는 없다.

◆ 치료 필요한 경우 vs 수술 필요한 경우

척추관 협착증 통증이 심해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거나 걷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이 경우 바로 수술을 하기보다는 일단 물리 치료와 약물 치료, 운동 처방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 50%의 환자는 수술하지 않고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호전이 있어도 좁아진 척추관이 다시 넓어지진 않는다. 재발 가능성은 항상 있다.

2~3개월 동안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허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다리 마비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거나 대소변 보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경우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생각할 수 있다.

◆ 좋은 음식 vs 나쁜 음식… 좋은 자세 vs 나쁜 자세

특별히 음식을 가릴 필요는 없지만 흡연은 요통에 나쁘다.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유해 물질이 포함된 담배 연기가 통증 유발 신경 부위, 척추에도 스며들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 징후가 보이면 허리가 앞쪽으로 볼록하게 들어가도록 C자 형 스트레칭을 가볍게 해주는 것이 좋다. 걷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도 도움이 된다. 장시간 한 자세로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양반다리나 쪼그려 일하는 자세는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몸에 가까이 붙여 다리에 힘을 주고 무릎을 구부리며 드는 것이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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